국내 주식시장이 활기를 보이면서 증권업계의 보수 지형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과거에는 최고경영자나 주요 경영진이 고액 보수자 명단의 상위권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과 운용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받는 직원들이 경영진을 크게 앞서는 사례가 등장했다.
특히 한 증권사 직원은 올해 상반기에만 227억원이 넘는 보수를 기록하면서 업계 최고 수준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돈을 받은 사람은 경영진이 아니었다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증권사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보수 1위는 유안타증권의 이종석 리테일 전담 이사였다.
이 이사가 6개월 동안 받은 보수는 모두 227억2100만원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보수 대부분이 성과급이었다는 점이다. 급여는 1300만원, 기타 근로소득은 500만원이었으며 나머지 약 227억원이 상여금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유안타증권 뤄즈펑 대표의 보수는 9억2900만원이었다.
단순 금액으로 비교하면 이 이사의 상반기 보수가 대표이사보다 24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주식 영업 실적이 거액의 성과급으로
이처럼 큰 보수가 가능했던 이유는 담당 업무와 관련이 깊다.
이종석 이사는 주식 위탁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해당 업무는 고객의 주식 거래 규모와 영업 실적 등이 성과보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시장의 거래가 늘어나면 관련 영업직원의 실적도 함께 커질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에 거래가 몰리면서 이러한 성과급 구조가 고액 보수로 연결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이사는 지난해에도 고액 보수자로 이름을 올렸다. 2024년에는 83억3200만원, 2025년에는 74억3200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올해는 불과 6개월 만에 200억원을 넘어섰다.
한 회사에서만 40억~50억원대 보수자 등장
유안타증권에서는 또 다른 리테일 담당자들도 높은 보수를 기록했다.
박환진 리테일 전담 이사의 상반기 보수는 59억5600만원이었다. 박종만 리테일 전담 이사도 47억9700만원을 받았다.
다른 증권사에서도 고액 보수 사례가 이어졌다.
신한투자증권 이정민 패밀리오피스 광화문센터장은 28억3600만원을 받았고, 키움증권 홍완기 상무는 25억5400만원을 수령했다.
홍 상무는 주식대차와 ETF 유동성공급, 파생상품 운용 등의 업무 성과가 보수에 반영됐다.
현대차증권에서는 고영진 그로스파이낸스실장이 21억5700만원을 기록했다.
경영진도 상당한 보수 받았지만
물론 증권사 최고경영진과 오너 경영진 역시 수십억원대 보수를 받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
한국투자금융지주 김남구 회장은 지주회사에서 24억4400만원, 한국투자증권에서 29억5500만원을 받아 총 53억9900만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 김성환 사장의 보수는 45억8900만원이었다.
미래에셋증권 김미섭 부회장과 허선호 부회장은 각각 23억4400만원과 22억30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경영진보다 실적에 직접 연동되는 업무를 담당한 직원들의 보수가 더 두드러졌다.
과거 ‘연봉킹’과는 다른 분위기
증권업계 고액 연봉자의 업무 분야도 이전과 비교해 달라진 모습이다.
과거에는 채권중개 분야에서 높은 성과를 올린 직원들이 보수 상위권에 자주 등장했다.
하지만 올해는 주식시장 거래 증가의 영향을 받아 리테일 영업을 비롯해 자산관리와 세일즈·트레이딩 부문의 보수가 크게 올라갔다.
시장 상황에 따라 증권사의 수익원이 달라지고, 이에 따라 직원들에게 돌아가는 성과급의 규모와 순위도 바뀌는 것이다.
채권 분야에서는 보수 감소 사례도
실제로 모든 증권사 직원의 보수가 증가한 것은 아니다.
다올투자증권 박신욱 수석매니저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채권중개영업 성과로 18억6500만원을 받았지만 올해 상반기 보수는 7억2600만원으로 감소했다.
주식 거래가 활발했던 올해 시장에서는 주식 관련 영업과 자산관리, 운용 분야가 상대적으로 유리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올해 증권업계의 고액 보수 현상은 단순히 회사 임원들의 연봉이 오른 결과라기보다 시장 활황과 개인별 성과급 제도가 결합한 결과에 가깝다.
앞으로 증시 거래대금과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계속될 경우 리테일과 WM, 트레이딩 분야에서 또 다른 고액 보수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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